
두달전에 사놓고 미루고 있던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 7권을 오늘 봤습니다. 집에 있으니까 책을 안보고 딴짓을 하게 되는 것 같아서 날씨도 좋겠다 가방에 책 한권 집어넣고 산책하러 나가서 좀 걷다가 앉아서 한 챕터, 다시 걷다가 또 한 챕터…하는 식으로 봤네요.
일본에서는 메가히트작이고 한국에서도 워낙 유명한 작품이라 아시는 분도 읽어보신 분들도 많으실텐데, 모르는 분들을 위해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제목에서 유추할 수 있듯 책을 소재로 한 추리물입니다. 사건이라고 해도 살인사건같은 건 아니고, 그냥 책에 얽힌 개인적인 사연같은 걸 풀어나가는 수준으로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작품입니다. 그래서 처음 들었던 생각이 드라마로 만들면 괜찮겠다는 것이었고, 실제로 드라마로 만들어지기도 했죠. 정작 드라마의 평가는 매우 안좋은 듯 싶습니다만.
그러다가 후반부에 가면 출생의 비밀이 나오고, 좀 질척질척한 전개가 되기도 합니다만 결국 독자가 예상할 수 있을 정도로 무난하게 끝이 납니다. 개인적으로는 주인공 커플의 로맨스 묘사가 좀 부족하지 않나라는 생각이 들고, 엔딩 후의 이야기도 궁금하긴 합니다만, 두사람 성격을 봐서는 작중에 나온 모습과 크게 다르진 않을 것 같네요.
그리고 읽으면서 또 하나 엉뚱한? 생각이 들었는데, 책을 위해서 고생하는 작중 캐릭터들을 보면서 꼭 저럴 필요가 있나 하는 거였습니다. 독자에게 중요한 건 작가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컨텐츠이고, 책이라는 인쇄물이 아닐텐데. 초판이든 증쇄판이든 전자책이든 오디오북이든 상관없지 않을까...하는. 그래서 작중 캐릭터에게 중요한 건 컨텐츠인가 책이라는 물건 그 자체일까...라는 생각이 들더군요. 아마 둘 다겠지만요.
뭐 이런 말하는 저도 한정판에 환장하고 집에 뜯지도 않은 물건들이 쌓여있으니 남 이야기할 상황은 아니긴 합니다. 정작 이 책도 사두고 두달 넘게 밀봉상태로 있었고요. 그래도 이제는 물리 미디어 대신 데이터만 전송받아 소비하는 구매방식을 주로 사용하다보니 그런 생각도 들고 그렇군요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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