
▲ 시험장 책상에 붙어있던 이름표. 전 여자친구가 없어서 책 안 봐도 됩니다 ㄳ
(...쓰고 난 후 스스로에게 안습 ㅠ_ㅠ)
(...쓰고 난 후 스스로에게 안습 ㅠ_ㅠ)
일본어유학시험 홈페이지
일본어유학시험(EJU)는 말하자면 외국인이 일본대학교에 입학하기 위해 치르는 일종의 수능 시험같은 것으로, 문부성 장학금 등을 신청하기 위해서는 필수적으로 응시해야 하는 시험입니다. 아직까지 유학이 확정되거나 결심이 선 것은 아닙니다만, 유학을 생각지 않는 것도 아니기에 미리 분위기 적응하는 셈치고 응시했습니다.
문제는 기말고사 시험 기간과 겹쳐서 공부할 시간이 없었다는 것과(사실 이건 핑계...) 그 전날 모임에서 술마시고 놀면서 밤새운 상태로 가서 봤다는 거죠(...). 졸려서 정신이 몽롱한데 억지로 깨어있으려니 짜증도 나고 걍 때려칠까하는 생각도 많이 들었습니다만 수험료(약 5만원) 낸게 아까워서 말 안 듣는 몸을 이끌고 시험장으로 향했습니다.
결론부터 말하자면, 제대로 관광탔습니다 -_- 문제 수준도 수능 시험보다 쉬운 편이라고 하고, 참고서에 있는 문제들도 어렵지 않게 풀 수 있었기에 가벼운 마음으로 봤는데 생각치도 못한 트랩들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더군요.
- 일본어
응시시간 2시간에 총점 400점짜리로 EJU의 기본이 되는 과목입니다. 뒤져보면 이 과목만 요구하는 학교도 꽤 되고(물론 그런 곳은 그다지 수준이 높다고 하긴 힘듭니다만), 문부성 장학금도 이 과목과 Teps로 결정하고요. 그래도 명색이 일본어 전공이고, 이것보다는 다른 과목을 봐두는 게 낫다고 생각하기에 거의('전혀'라고 해도 될 듯) 신경쓰지 않고 봤습니다만, 여기서 먼저 한 방 먹고 들어갔습니다.
문제 자체는 JLPT 2급 정도의 수준으로 그다지 어렵지 않습니다만, 시간이 엄청나게 빡빡합니다. 일본어 과목은 기술(記述), 독해, 청해, 청독해로 나뉘어져 있는데, 이걸 한번에 다 하는 것이 아니고 기술 10분, 독해 몇 분, 청해 몇 분, 청독해 몇 분, 뭐 이런 식으로 딱딱 나뉘어져 있습니다. 정해진 시간에는 딱 그 부분만 해야 하고요. 문제 수도 상당히 많아서 정말 시간이 엄청나게 부족합니다. 특히 기술은 원체 글 쓰는 속도가 느린지라 1/3 정도 적고 본론으로 들어가려는 순간 끝나버렸고, 독해도 2~3문제 남겨놓는 채로 끝나서 걍 찍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. 규정 시간이 지난 후에 다시 앞쪽을 돌려보는 것도 인정되지 않지만, 일단 청해,청독해가 시작되면 과목이 끝날 때까지 듣기에 집중할 수 밖에 없으니 이건 뭐 방법이 없죠. 진짜 사악하다는 말이 절로 나오더군요. 그나마 뒤에 과목들에 비하면 이건 좀 나았습니다. - 종합과목
수능의 사회탐구 과목에 해당합니다. 문과 계열만 보고, 정치 경제 지리 역사 등을 다룹니다. 앞에서도 말했지만, 참고서의 모의고사 문제 등은 그리 어렵지 않았기에 이 역시 크게 걱정은 하지 않았습니다만, 본 시험은 전혀 딴판이더군요. 철저한 암기형, 그것도 참고서에는 콧배기도 비치지 않는 문제들이 대거 출제되었습니다. 순간 '시X일본어에 낚였구나'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만, 일본어 과목을 치르면서 집중력도 떨어지고 점심식사 후 식곤증까지 겹쳐 '에이씨 귀찮아 훡휴' 모드로 들어가 걍 다 때려잡고 엎어져서 끝날 때까지 자버렸습니다(...) - 수학(I)
오늘의 하이라이트. 시험 시간이 끝나고 답안지 제출하면서 속으로 '수학 이 ㅆㅂㄹㅁ ㅠ_ㅠ'를 외쳤습니다(orz). 수능 때도 뒷다리를 잡더니만 정녕 저는 이과 체질이 아닌 걸까요. 사실상 100% 주관식(- 혹은 숫자 하나씩 OMR 카드에 마킹하는 방식입니다. 선택지가 11개... orz)이라 찍지도 못하고 결국 절반도 다 채우지 못한채 시험이 끝나는 것을 멍청히 기다려야만 했습니다.
아놔 전체적으로 공부를 열심히 한 건 아니라지만 그래도 수학은 신경써서 책 한권 다 풀어보고 그랬는데 프로게이머가 공방양민 다루는 듯한 이 문제들은 도대체 뭔가효 -_- 문제집 탓을 할 수만도 없는 게 공부한 문제가 나와도 근의 공식 하나 생각 안나서 끙끙대고 있으니 이건 진짜 스스로에게 이뭐병을 달아주고 싶더군요. 진짜 오래간만에 안드로메다 은하 풀코스 관광타서 지구로 돌아오는 길 찾느라 고생 좀 했습니다(...)
애초에 4년제 입학을 생각하고 있는 것도 아니고, 준비를 충실히 하지도 않았다지만 다시 한 번 스스로의 한계를 알고 나니 한심하더군요. 그래도 2/3 정도는 맞지 않을까 했는데 절반이나 맞출지 모르겠네요. 역시 세상을 우습게 보고 있었나 봅니다. 이것 말고도 자격시험 봐야할 게 산더미인데 진짜 얼마 남지 않은 기간동안 신발끈 고쳐매고 미친 듯이 달려야 할 듯 합니다.





덧글
지돌 2006/06/18 22:10 # 답글
뭐, 아무튼 수고했샤, 난 일단 기말고사부터나 잘봐야...쿨럭쿨럭;박괴인 2006/06/18 23:02 # 답글
고생하셨어요 2급수준에 시간에 압박이라........뭔가 기묘하군요해돌 2006/06/19 20:18 # 삭제 답글
위기 속에 빛이 있는법.......마음에 소우주를 불태워 우주를 향해 나아가라~~부등껴 안은 수학의 쌍권총 뜨겁게 불태우리 성적표 불태우리~(뭔소리야)
shikishen 2006/06/20 08:49 # 삭제 답글
이야기 들어보니까 저 시험 미친듯이 어렵다던데.. 고생했네. 방학도 하고 했으니 미클인들 자리 만들어지면 한번 보세나.redmist 2006/06/23 15:21 # 답글
지돌 / 기말고사 잘 봤냐.박괴인 / 아직 대여섯문제 남았는데 5분 남았다고 하니까 당황해서 문제도 잘 안 읽혀지더군요.
해돌 / ...그건 어디서 나온 -_-
shikishen / 다음주 이후에 한번 보지.